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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직히 저는 아이돌 한 팀의 방문이 지역 경제를 이 정도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걸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그냥 '잠깐 화제가 되다 끝나겠지' 싶었거든요. 그런데 거제 덕포해수욕장 모래성 분식 포차 사장님 입에서 직접 "열 배 올랐어요"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제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팬덤 효과가 만들어낸 지역 상권의 변화

    팬덤 효과(fandom effect)란 특정 아티스트나 콘텐츠에 대한 팬들의 집단적 소비 행동이 연관 산업 전체에 파급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여기서 팬덤 효과란 단순히 앨범이나 굿즈를 구매하는 수준을 넘어, 아티스트가 방문한 식당이나 여행지를 직접 찾아가는 '성지 순례' 형태로까지 확장된 소비 패턴을 의미합니다.

    덕포해수욕장 모래성 분식 포차가 딱 그 사례입니다. 제가 직접 현장을 둘러봤을 때, 점심 시간 이후로 사람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게 느껴졌습니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방문객의 70~80%가 유튜브 영상을 보고 찾아온 분들이라고 하셨습니다. 서울, 강원도, 진주, 창원, 전국 각지에서 오신다는 말에 저도 적잖이 놀랐습니다.

    실제로 인터뷰를 해보니 그 자리에서 낚시 준비까지 챙겨온 분도 계셨고, 팬이어서 영상이 올라올 때마다 챙겨봤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단순 관광이 아니라 '이 장소에서 같은 경험을 해보겠다'는 의지가 뚜렷했습니다. 이런 행동을 관광 마케팅 업계에서는 콘텐츠 기반 관광(content-driven tourism)이라고 부릅니다. 콘텐츠 기반 관광이란 영화, 드라마, 유튜브 영상 등 미디어 콘텐츠에 등장한 장소를 직접 방문하는 관광 형태로, 최근 국내외 관광 유발 요인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입니다(출처: 한국관광공사).

    덕포해수욕장의 이번 사례가 흥미로운 건 지자체 주도의 공식 홍보 없이 자연 발생한 바이럴(viral) 현상이라는 점입니다. 바이럴이란 콘텐츠가 사용자 간에 자발적으로 공유·확산되는 방식을 뜻하며, 기획된 광고보다 신뢰도가 높고 반응 속도도 빠릅니다. 사장님의 표정이 아까는 고단해 보였는데 인터뷰 내내 빙긋빙긋 웃으셨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저도 이렇게 될 줄 몰랐죠"라는 한 마디에 이 현상의 무게가 다 담겨 있었습니다.

    덕포해수욕장 모래성 분식에서 주목할 메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바지락 칼국수: 토종 바지락이 넉넉하게 들어가고 면이 부드럽습니다. 제가 직접 먹어봤는데, 뒷맛에 바지락 향이 깊게 남아 예상보다 훨씬 만족스러웠습니다.
    • 프라이드 치킨: 사장님이 직접 튀기는 방식으로, 기름 온도 관리와 타이밍이 맛을 좌우하는 수제 방식입니다.
    • 떡볶이: 방문객 후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대표 메뉴입니다.

    반짝 특수를 넘어 지속 가능한 관광지가 될 수 있을까

    솔직히 이게 제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입니다. 지금 이 열기가 얼마나 갈 것이냐는 문제 말입니다.

    관광학에서 말하는 지속 가능한 관광(sustainable tourism)이란 특정 유행에만 의존하지 않고, 지역 자체의 자원과 매력을 바탕으로 반복 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관광 구조를 의미합니다. 지속 가능한 관광이란 단기적인 방문자 수 증가보다 재방문율과 체류 시간을 핵심 지표로 삼는 개념으로, 최근 지방 소도시 활성화 정책에서도 이 방향이 강조되고 있습니다(출처: 문화체육관광부).

    제 경험상 이런 류의 성지 관광은 파동이 있습니다. 처음엔 팬덤이 몰리고, 그다음엔 입소문을 들은 일반 여행자가 따라오고, 그 이후가 진짜 관건입니다. 팬덤의 관심이 빠지는 속도는 생각보다 빠릅니다.

    그런 점에서 덕포해수욕장이 올여름 워터파크를 새로 개장했다는 소식은 개인적으로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이건 단순히 시설 하나가 더 생긴 게 아니라, '리센느 덕분에 왔다가 워터파크 때문에 또 온다'는 재방문 동기를 만드는 전략이 될 수 있거든요. 여기에 바지락 칼국수 같은 로컬 푸드(local food) 경쟁력까지 더해진다면 충분히 자생력이 생길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지금 방문객 상당수가 '리센느 영상에 나온 스팟'이라는 이유만으로 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구조가 굳어지면 아티스트 인기에 종속된 취약한 관광 생태계가 됩니다. 장기적으로는 덕포해수욕장만의 콘텐츠, 즉 바지락 칼국수의 맛 이야기나 줄낚시 체험 같은 고유한 경험 요소들을 별도로 브랜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팬덤 마케팅(fandom marketing)의 힘을 활용하되 그것에만 의존하지 않는 균형, 그게 덕포해수욕장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거제 야호를 외치는 사장님의 목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맴돕니다. 그 기쁨이 한철 특수로 끝나지 않으려면, 결국 '다시 오고 싶은 이유'를 지역 스스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번 여름에 거제 덕포해수욕장을 아직 가보지 않으셨다면, 모래성 분식의 바지락 칼국수 한 그릇과 새로 생긴 워터파크를 핑계 삼아 한번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AieL-kFdg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