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22°C짜리 날씨에 계곡을 가는 게 이렇게 위험한 선택일 줄 몰랐습니다. 반팔이 살짝 애매한 기온에 수온은 14~15°C, 물속에 발을 넣는 순간 발가락이 얼어붙는 느낌이었으니까요. 그래도 화악산 계곡의 수질은 그 차가움을 감수하고도 남을 만큼 압도적이었습니다. 가평 산길을 굽이굽이 올라가다 가드레일 사이로 들어서면 나오는 이 숨겨진 포인트, 지리산이나 강원도 깊은 계곡에서나 볼 법한 투명함이 여기 있었습니다. 수질등급과 수온이 말해주는 것들물이 맑다는 표현은 많이 쓰지만, 이날 화악산 계곡은 그 말이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제가 직접 물속에 들어가 눈을 뜨고 바닥을 봤는데, 부유물 하나 없이 돌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계곡 수질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수중투명도(Secchi Depth)..
솔직히 저는 '한국의 라오스'라는 말을 처음 봤을 때 과장이 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국내 계곡에 그런 수식어를 붙이는 건 대부분 마케팅용이었거든요. 그런데 완주 동상계곡 검태오남매 포인트 앞에 섰을 때, 제가 틀렸다는 걸 바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에메랄드빛으로 일렁이는 물색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입에서 탄성이 먼저 나왔습니다.검태오남매 포인트의 수질, 직접 확인해보니계곡에서 수질을 판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지표 중 하나가 투명도입니다. 투명도란 빛이 물 속을 통과하는 정도를 말하며, 수치가 높을수록 물이 맑고 오염이 적다는 의미입니다. 검태오남매 포인트에 발을 담갔을 때, 수심 1.5m 아래 암반까지 눈으로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일반적인 국내 계곡에서는 좀처럼 경험하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