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물놀이, 그냥 가면 제대로 못 즐긴다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가평 북한강 빠지를 다녀오고 나서 그 말이 왜 나오는지 완전히 이해했습니다. 타이밍 하나 잘못 잡으면 줄 서다 지치고, 기구 한두 개 타다 끝나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제가 이번에 성수기 직전을 노려 방문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습니다. 한적한 타이밍이 물놀이 질을 결정합니다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7월 성수기가 본격화되기 전에 가평 포시즌 레저 스포츠를 찾았는데, 대기 없이 원하는 기구를 연달아 탈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몰리는 피크 시즌(peak season), 즉 7~8월 극성수기에는 동일 기구를 타기 위해 평균 30분 이상 대기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반면 저희가 방문한 시기에는..
솔직히 저는 인스타에서 '핫플'로 뜨는 곳들을 별로 신뢰하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예쁜 사진 뒤에 주차 전쟁이 숨어 있거나, 막상 가보면 편의시설이 전무해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양양 이른 여름 스노클링 투어는 조금 달랐습니다. 기대 이하인 곳도, 기대 이상인 곳도 있었고, 그 경험을 그대로 풀어놓겠습니다. 광진해변: 숨겨진 스노클링 스팟의 민낯처음 광진해변을 검색할 때 네이버 지도에는 아예 나오지 않았습니다. 티맵에서야 겨우 찾을 수 있었는데, 이 단계부터 이미 '진짜 숨은 곳'이라는 느낌이 왔습니다. 해변 바로 앞 주차 공간은 세네 대가 전부였고, 제가 직접 가보니 차 한 대가 비좁게 들어선 틈에 또 다른 차가 막 끼어드는 아슬아슬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저는 ..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혼자 떠나는 여행을 그다지 잘하지 못했습니다. 어딘가 허전하고 어색한 기분이 먼저 들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강원도 당일치기는 달랐습니다. 양 먹이 주기부터 알파인 코스터, 전나무 숲 산책까지, 혼자이기에 오히려 더 선명하게 느꼈던 하루였습니다. 가는 길에 들른 휴게소, 목장이 있다고요?강원도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에서 혼자 운전하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드지 않으신가요? '어디서 한 번 쉬어가도 좋겠다'는 마음 말입니다. 저도 딱 그 타이밍에 한 휴게소에 차를 세웠는데, 예상치 못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목장 존(zone)이 조성되어 있었고, 낙타와 양들이 울타리 안에서 한가롭게 움직이고 있더군요.가까이 다가가 바구니에 담긴 건초를 내밀자, 양이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달려..
솔직히 칠곡이라는 지명을 들었을 때 아무 이미지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경북 어딘가에 있는 작은 도시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막상 다녀오고 나서는 "왜 이제야 알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하루 만에 정원, 목장, 100년 된 성당, 재래시장, 전망대를 모두 돌 수 있다는 게 처음에는 과장처럼 들렸는데, 실제로 직접 움직여보니 무리 없이 가능한 동선이었습니다. 가산수피아에서 배운 것, '무료'라는 단어의 함정여행 전에 가산수피아가 최근 입장료를 무료로 전환했다는 정보를 접했습니다. 86만 평 규모의 국내 최대 민간 정원이 무료라는 말에 살짝 의심부터 들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이었습니다. 다만 무료화 이후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었는지 주차 공간이 빠르게 찼습니다. 오전 일..
가평에서 가장 유명한 계곡이 어디냐고 물으면, 다들 비슷한 이름을 댑니다. 그런데 정작 현지에 오래 사신 분들조차 모르는 계곡이 따로 있다면 믿어지시겠습니까?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작년 여름, 직접 찾아갔다가 눈앞에 펼쳐진 풍경에 말문이 막혔습니다. 타잔계곡, 왜 아무도 모를까계곡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타잔계곡'이라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타잔계곡이란 나무에서 뛰어내리거나 줄을 매달아 수면으로 다이빙할 수 있을 만큼 수심이 깊고 지형이 험한 자연 계곡을 통칭하는 표현입니다. 각 지역마다 이런 별명을 가진 포인트가 하나씩 있는데, 가평에도 아는 사람만 극소수로 찾는 그런 장소가 있습니다.진입로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제가 직접 내려가 봤는데, 경사가 어마어마하게 가팔라 슬리퍼를 신고 ..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6월 말에 새로 문을 연 남산 '한국 숲 정원'은 단순히 산책로를 새로 단장한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울진, 담양, 강진 등 전국 명품 숲을 테마별로 압축해 도심 한가운데 옮겨다 놓은 기획이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게 구현되어 있었습니다. 서울역에서 버스 한 번에 10분이면 닿는다는 접근성까지 더하면, 요즘 도심 속 힐링 공간 중에서 이만한 곳을 찾기 쉽지 않습니다. 솔숲원과 지당원, 실제로 걸어보니일반적으로 테마 정원이라고 하면 조화나 모형 같은 인공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걷는 내내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적어도 '솔숲원'에서는요. 울진 금강소나무 숲을 모티브로 조성한 이 구간은 수령이 제법 된 소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어, 수관(樹冠), 즉 나..